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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2-07 00:41
   <탈북 여기자 수기> 놓고 대북삐라 효과를 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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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리중건
    조회 : 5,033  


내 가 국가보위부에 연행된 것은 1995년 8월28일.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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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은 뭐야?”

“제2자연과학출판사 강연 선동 편집부 기자입니다.

자료:1994년 10월9일 김길선 집에서 김모·박모·추모가 주고받은 말.

추모:지도자 동지께서는 보천보 전자악단 배우 김광숙이를 매우 사랑하신다. 
박모:그이께서는 영화배우 오미란이도 좋아하신대. 
김:너희들 다 모르는 소리다. 지도자 동지께서 진짜로 사랑하신 건 배우 성혜림이다. 성혜림은 원래 작가 리기영의 며느리인데 그이께서 가로채서 살았대. 그는 나이도 지도자 동지보다 위래. 후에 수령님이랑 온 집안이 반대를 해서 뭉터기 달러를 주어 외국에 내보냈대.


나는 귀를 의심했다. 우리 집에 도청장치를 했는가? 너무도 무서웠다. 이 발언 내용이 보위부에 고발된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받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소된 줄은 몰랐다. 

선생의 고함소리가 방안을 팍 때렸다.

“야, 네 생각에는 수령이 남의 유부녀나 가로채서 살 것 같애? 어디서 사람 같지도 않은 것들이 모여들어서 개소리를 쳐! 너 같은 년들은 원래 비판서구 뭐 구 다 총살해치워야 해. 개 간나들…. 어디다 대고 수령을 함부로 헐뜯어? 이제부터 1994년 10월9일에 있었던 네 명의 대화를 네 손으로 그대로 써라. 그리고 성혜림 이야기를 누구에게서 들었으며 누구누구에게 옮겨놓았는가도 똑똑히 밝혀라.”

지금까지 ‘기쁨조’요 뭐요 하면서 김정일의 여성관계에 대해 쉬쉬거리는 속에 나도 참여하곤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이상 그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쨌든 김정일의 뒷 생활에 대한 말들은 뒷골목에서 많이도 돌았다.

‘그이께서 성혜림이와 부화하긴 한 모양이구나. 그이도 부처님이나 신이 아닌 이상 분명한 남자로서 마음에 드는 여자와 부화할 수도 있지 않은가. ‘임금은 무치’라는데 부화했으면 했지, 그 말을 했다고 이렇게 잡아가두고 못살게 굴어….’

이런 생각이 불기둥처럼 치밀어 올랐다. 문득 어느 유명한 우화에서 자신의 귀가 말귀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을 위협하며 조폭하게 날뛰던 그 어리석은 임금이 생각났다. 지금도 나는 국가보위부에서 사람들의 발언을 놓고 잡아가두고 문초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본다. “귀신 소문도 석 달은 안 간다”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절로 가라앉을 일을 국가정치보위부가 사람들을 잡아가두고 수습을 한다고 하면서 들쑤셔놓아서 그 여운을 더 길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을 가다듬고 1994년 10월9일에 박·추와 내가 나눈 대화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나갔다. 나는 성혜림 건을 전해들은 경위에 대해서도 그대로 진술했다. 성혜림 이야기를 얼마나 반복해서 썼는지…. 국가보위부 선생은 이 발언 하나를 놓고 거의 3일 동안이나 문초하고 비판서를 쓰게 했다. 그럴수록 나는 단순했다. 우연한 기회에 희귀하게 전해 듣고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동무들 사이의 대화가 그 방향으로 흐르다 보니 나도 얻어들은 대로 말했다, 그러니 잘못했다.―이것이 전부였다.

아마도 김정일은 성혜림의 일로 해서 무척이나 속을 썩였던 것 같다. 그것은 이 일이 한때 문화예술계를 들었다 놓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리라. 이 연애 사를 알고 말로 번져놓은 사람들은 거의가 보위부에 연행돼 경중에 따라 매장되거나 지도자 동지의 권위를 목숨으로 담보하겠다는 손가락 지장을 찍고서야 풀려나왔다고 한다.

1970년대에 김정일에게서 과업을 받고 성혜림 사건을 수습하느라고 전력을 기울인 국가보위부로서는 90년대까지 이 입소문을 막지 못했으니 악이 날만도 했다. 내가 국가보위부의 신세를 진 것은 사실상 성혜림 사건 때문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2-01-18 11:26:55 letter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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