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 2명이 17일, 자신들이 한국에 입국하면서 주중(駐中) 한국총영사관의 비정상적인 업무처리로 브로커에 '급행료'를 내고 비자를 발급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 7일에도 중국 동포 김모씨가 같은 이유로 비자 발급 급행료를 돌려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내지않아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담임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동포 김모(37·여)씨와 최모(50·남)씨가 주(駐)심양총영사관의 부당한 비자발급 거부 및 지연으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중앙지법 민원실에 국가를 상대로 각각 1500만원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 서류를 갖춰, 심양 총영사관에 결혼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별다른 사유없이 신청이 기각됐다. 이후 김씨는 심양 근처에서 묵고 있던 민박집 주인 내외가 "우리가 영사관 비자발급 담당 직원과 합작하고 있다. 3만5000위안(한화 약 500만원 상당)만 내면 1개월 내에 비자가 나올 것"이라고 해 이에 응했으며, 이후 45일 만에 비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 한국에 들어온 최씨 역시 브로커에게 4만1500위안(한화 약 600만원 상당)을 건네고 나서야 비자를 취득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6월 한국에 있는 사촌 여동생 초청으로 입국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해 심양총영사관에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같은 해 9월 신청이 기각됐다. 최씨는 회견에서 "한번 신청이 기각되면 최소한 4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브로커를 통하는 게 빠르고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로 500만원 선에서 급행료가 오고간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경석 목사는 "현재 심양총영사관에 비자 발급 대기자가 3만4000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영사관 주변에는 500만원만 내면 한국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으며, 수십 명의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급행료 가격을 놓고 브로커들과 흥정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는 “하지만 중국동포들은 피해를 입고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이익이나 보복이 두려워 소송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소송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조선족교회와 원희룡 정문헌 의원 등 국회재외동포문제연구회 소속 의원 7명은 오는 21일 심양 총영사관을 방문, 현지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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